설날 연휴의 시작은 고모님 댁을 방문했다.
난 어린시절에 늘 북한산을 보며 자랐다.

어릴 적 오며 가며 지겹게 봤던 북한산 모습에 크게 감흥을 느끼지 않았다. 불우했던 그 시절, 그저 현실이 버겁기만 했고 마냥 외로웠다.
어렸을 땐 몰랐는데 최근에 가끔 보면 바위산의 모습은 정말 멋지다. 동네 공기도 확실히 다르고 뭔가 정신이 맑아지고 상쾌해진다.
사람들이 왜 멀리서 북한산까지 굳이 오는지 이제야 알겠다.
우이동에 있는 고모가 사시는 오래된 단독주택은
내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이다. 우리가족은 이 고모님의 오래된 집에서 살았다. 초라하지만 참 고마운 집이다.
지금은 낡디 낡은 이 집에서 고모가 혼자 사신다. 그래서 겨울에 춥지 않으실까 늘 걱정이 된다.
간단히 인사를 드리고 북한산 근처 산책도 했다.
집에 가는 길에 두 번째 코스로 들린 곳은 무명카페이다.
이곳은 깊고 깊은 산속에 위치한 불멍이 가능한 카페이다.
1989년에 처음 생겼고,
위치는 의정부 교도소 바로 옆이다.
가는 길에 철조망도 보이고 멀찍이 교도소 건물도 보인다. 산속에 있는데다 저 건물 안에 죄수들이 있다 생각하면 약간 무섭기도 하고 으스스한 기분이 든다. 근데 그게 또 색다르게 다가와 이 장소의 운치를 준다.
이 카페의 최대 장점은 캠핑을 안 가도 불멍을 맘껏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나도 20대 초반에 가보고 거의 20년 만에 방문했는데 그대로 였다.
너무 운치 있고 좋았다.



활활 타는 불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온몸에 긴장이 풀리고 정신이 멍해진다.
이곳은 긴장 속에서 살아가는 바쁜 현대인들이 잠시나마 힐링할 수 있는 장소이다.

메뉴는 음료 위주이고 간단히 파스타, 피자 종류의 식사도 할 수 있다.
단 식사는 매장 내부에서만 가능하다.
저녁 6시 이후부터는 야외 불멍존에 불을 붙여주신다. 그럼 자유롭게 불멍을 할 수 있다.
가래떡(2개 2천 원), 고구마(1개 1천 원)를 호일에 감아서 판매한다. 구입해서 불멍존에 가면 맛있게 구워주신다.
둘 다 너무 맛있었다♡ 꿀고구마랑 계피 섞인 꿀에 찍어먹는 존득존득 가래떡! 강추!!!
처음에는 가족들이 뭐하러 그 멀리까지 가냐며, 그냥 집에 가자고 했었다.
그랬던 가족들이 다같이 옹기종기 불앞에 모여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니 다들 좋아하는 눈치였다.
그렇게 엄마, 남동생, 신랑, 아이들과 서울근교로 급 나들이를 즐기고 기분 좋게 귀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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